분류 전체보기12 사랑에 개연성이 어디있어 참으로 흐린 날씨였다. 마감이 열흘도 채 안 남은 논문 때문에 새벽 5시부터 데이터를 들여다봤고, 안되겠다 싶어 운동을 갔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자 집중력이 흐려졌고, 내가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전화가 울렸다. 반갑게 받은 전화는 10년지기 친구 H로부터 온 것이었다. H는 최근 가족(어린 동생 둘과 부모님)과 함께 다낭에 다녀왔다고 했다. 다낭은 덥고, 덥고, 더웠다는 총평을 남긴 H는 끔찍하게 부지런해야만 했던 패키지 여행의 일정 때문에 이제 베트남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여행을 다녀온 것인지 학교를 다녀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여행을 갈 생각이 조금 사라졌다고 했다. 나는 요즘 힘들어 .. 2023. 7. 11. Floating, NOT Surfing 시작은 사촌 동생 애나와 나눈 대화 몇 마디였다. 부산을 가장 좋아하는 지역으로 꼽는 나는 "한국에 있으면서 부산은 가 봤어?" 하고 물었다. 애나는 "4월에 갔었는데, 바람 불고 춥고 난리도 아니었어"라고 대답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다또부(다겸 또 부산)"라는 말을 듣는 나는 애나가 부산 여행을 만끽하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을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럼 마지막 주말에 송정으로 서핑 가자!! 가서 요트도 타고, 회도 먹고, 패들보드도 타자!"며 냅다 일을 벌렸다. (그때는 몰랐다. 여행 직후에 팀플로 밤을 새게 될 줄은.) 이번 봄 학기 연세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애나는 WU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는, 나보다 두 살 어린 예쁜 동생이다. 신촌과 관악 사이의 먼 거리와 악랄.. 2023. 7. 5. 2022년 회고: 전환점 나는 항상 네가 기대 돼, 매번! - 221217,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로부터. 올해 초, 막연히 HCI를 해보겠다고 생각했던 저는 나만의 분야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12월 31일을 지나는 지금, 연구가 아무래도 즐겁고 해보고 싶은 일들의 방향성이 잡혔으니 절반 정도는 이루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AI를 스포츠 도메인, 특히 학교 체육에 적용해보려는 시도로 신청한 학생자율연구도 무사히 선정되었구요. 기쁜 일이 아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 해에는 벌린 일을 차근차근 해내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께 어떤 식으로든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걸음을 내딛기 위해, 이번 글에서는 2022년 했던 것, 마주쳤던 것을 키워.. 2022. 12. 31. 🖥 서울공대 페이지에서 문제점 찾기 방학 중에 유의미한 작업 하나는 꼭 해야겠다 - 라고 마음먹은 뒤, 학교 홈페이지에서 재미있는 공고문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공과대학에서 홈페이지를 새로 개편한다고,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컨셉, 디자인 등에 대한 기획서를 받는다는 공지였습니다. '공모전'이라는 무거운 내용도 아니고, 아이디어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공지라 가볍게 참가해볼까 싶었습니다. 부족한 기획서였으나 감사하게도 공과대학 학우 2명과 함께 우수상(그리고 애플워치)을 받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내용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작권은 저에게 남아있다고 안내 받았으나, 문제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은 공지에 쓰여 있는 "사용자의 편의성 향상, 대외 위상 제고, 미래 혁신기술을 선도하는 서울공대의 브랜드 가치를 .. 2022. 3. 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