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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hlock3

박사 유학 갈 것이냐 말 것이냐 한국이 망할 것 같다. 근데 그렇다고 미국이 좋은 나라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거긴 거기 나름대로 썩어가고 있다.그러면 미국에 갈 것인가? 글쎄, 6년, 7년은 절대 짧은 시간이 아니다.학부를 오래 다녔다-오래 다녔다, 노래를 하고 다니지면 이제 겨우 6학년 1학기다.내가 그 시간을 외지에 가서 쌔빠지게 공부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를 찾았는가?  아직 못 찾았다. 단순히 말하면 없다는 뜻이다.무엇이? 내가 소중한 친구들과 애인, 자국민으로서의 정체성과 편한 언어, 익숙한 음식 등 소위 문화와 사회라고 불리우는 것들에 대한 친밀함과 욕 박을 수 있는 능력, 이 모든 것들을 포기할 이유가 말이다!!! 만약 올해 막무가내로 박사 원서를 넣었어. 내년에 뭐 어디든 붙었다 치자. 갔어, 가서 눈치보고 고생하.. 2025. 1. 6.
사랑에 개연성이 어디있어 참으로 흐린 날씨였다. 마감이 열흘도 채 안 남은 논문 때문에 새벽 5시부터 데이터를 들여다봤고, 안되겠다 싶어 운동을 갔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글쓰기를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자 집중력이 흐려졌고, 내가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자괴감이 들었다. 그러던 와중, 전화가 울렸다. 반갑게 받은 전화는 10년지기 친구 H로부터 온 것이었다. H는 최근 가족(어린 동생 둘과 부모님)과 함께 다낭에 다녀왔다고 했다. 다낭은 덥고, 덥고, 더웠다는 총평을 남긴 H는 끔찍하게 부지런해야만 했던 패키지 여행의 일정 때문에 이제 베트남에 대해 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여행을 다녀온 것인지 학교를 다녀온 것인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여행을 갈 생각이 조금 사라졌다고 했다. 나는 요즘 힘들어 .. 2023. 7. 11.
Floating, NOT Surfing 시작은 사촌 동생 애나와 나눈 대화 몇 마디였다. 부산을 가장 좋아하는 지역으로 꼽는 나는 "한국에 있으면서 부산은 가 봤어?" 하고 물었다. 애나는 "4월에 갔었는데, 바람 불고 춥고 난리도 아니었어"라고 대답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다또부(다겸 또 부산)"라는 말을 듣는 나는 애나가 부산 여행을 만끽하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을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럼 마지막 주말에 송정으로 서핑 가자!! 가서 요트도 타고, 회도 먹고, 패들보드도 타자!"며 냅다 일을 벌렸다. (그때는 몰랐다. 여행 직후에 팀플로 밤을 새게 될 줄은.) 이번 봄 학기 연세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애나는 WU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는, 나보다 두 살 어린 예쁜 동생이다. 신촌과 관악 사이의 먼 거리와 악랄.. 2023.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