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네가 기대 돼, 매번!
- 221217,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친구로부터.
올해 초, 막연히 HCI를 해보겠다고 생각했던 저는 나만의 분야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12월 31일을 지나는 지금, 연구가 아무래도 즐겁고 해보고 싶은 일들의 방향성이 잡혔으니 절반 정도는 이루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AI를 스포츠 도메인, 특히 학교 체육에 적용해보려는 시도로 신청한 학생자율연구도 무사히 선정되었구요. 기쁜 일이 아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 해에는 벌린 일을 차근차근 해내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께 어떤 식으로든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걸음을 내딛기 위해, 이번 글에서는 2022년 했던 것, 마주쳤던 것을 키워드로 정리해보면서 1년을 마무리합니다. 셀프 칭찬을 좀 많이 할거예요. 왜냐면 연말이니까.
<한 눈에 보는 2022년>
2022 월별 키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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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사람, 사랑 |
FEB 이별과 애도, ADsP | MAR 개강 | APR 안심, 정보문화학 합격 |
MAY 두 번째 이름(세례), kixlab 여름 인턴 지원 |
JUN 포틀랜드에서의 종강 | JUL 적응 | AUG 아쉬움 |
SEP 과대평가(21학점+인턴) | OCT 용기 | NOV 헤어질 결심, AIEDAP |
DEC 타협과 연구계획서 |
<#기획이라고 쓰고 과제라고 읽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했으나, 제 아이디어로 출발했던 것만 넣었습니다.
22-1학기 <빅데이터의 이해> 프로젝트로 설계한 '선택의 요정'
WHAT: 오늘날 온라인 리뷰는 우리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기존 음식점 검색 서비스는 매장에대한 검색/랭킹 기능을 지역/음식종류/키워드별로 구분해 제공하고 있어 탐색에 용이하나, 미리 정의된 그룹은 지나치게 일반화되어 있으며 사용자 개인의 특정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공간을 찾기 위해 방대한 양의 개별 리뷰를 읽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에 매장 정보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하고, 사용자의 음식점 취향을 파악하고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HOW: 기존 음식점 검색 서비스의 매장별 별점으로 추천할 매장의 기준을 정한 뒤, 서비스 온보딩 단계에서방문했던 매장에 대한 평가(별점, 5 점 만점)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음식점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음식점 간의 유사한 패턴을 찾고, 이것이 유사하면 취향이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음식점을 추천한다. 이를 위해 기존 서비스에 등록된 평점과 같은 유저 생성 데이터, 매장명과 주소/상권과 같 은 객관적 데이터를 수집하여 음식점에 대한 현재까지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분석과 추천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디자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접 이웃 기반 협업 필터링(메모리 협업 필터링)의 아이템 기반 협업 필터링을 사용했습니다. 이 방식은 아이템이 가지는 속성과는 상관없이, 아이템에 대한 사용자들의 평가 척도(선호도)가 유사한 아이템을 추천하는 기준이 되는 알고리즘인데요. 카카오맵에 등록된 서울의 음식점 181,236 곳 중 종합 평점이 3 점 이상인 5,000 개 매장을 랜덤 선택하여 데이터셋을 확보하고, 각 음식점별 사용자의 선호도(평점)를 조사하여 각 매장 사이의 유사도(사용자-매장평점 행렬에서 코사인거리, 피어슨상관계수 등)를 계산했습니다. (물론 콜드스타트 이슈는 예상됐습니다.) 서비스 구현까지는 수업의 요구사항이 아니어서, UI 프로토타입과 예상 추천 결과를 포함해 발표했습니다.
- 여담이지만 프로젝트명이 '선택의 요정'이라서, 오랜만에 대면 발표를 하는 김에 팀원분이 들고 와주신 요정 날개와 지팡이, 머리띠를 한 명씩 착용하고 기말발표를 진행했답니다. 아이디어를 제안했던 제가 날개를 입었어요. 왕 큰 형광색 요정 날개를...
- 교수님은 좋아하셨습니다.
<가상현실입문> 중간 과제였던 '쉬어라 휴먼'
주어진 과제는 '나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5분 영상 만들기였습니다. 최종결과물과 상당히 다른 방향의 초안을 공개했는데, 과제의 의도와 많이 다른 것 같아 피봇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시 '어, 나 요즘 조금 무리하고 있지 않나?' 하는 마음이는데요. 그래서 제페토 캐릭터와 제스처에 입모양 싱크를 맞춰서, <미녀와 야수>의 Belle를 개사해 '쉬어라 휴먼'이라는 영상을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마침 감기가 걸려서, 쉰 목소리로 녹음을 하게 되었고 아래와 같은 결과물이 나왔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예 저를 떠나버린 목소리로 발표를 했죠... 결과적으로 갈라지는 제 목소리를 듣는 저 빼고 모두가 즐거웠던 발표가 되었으니, 용기를 낸 보람이 있었답니다. 부끄러우니까 재생은 하지 마세요
<HCI 이론 및 실습> 프로젝트로 진행한 '한국어 텍스트에서 나타나는 반어적 이모지 사용 양상'
출발은 대전에서 읽은 'Because Internet'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정말이지 이모지와 언어학에 대한 호기심 하나만 가지고 패기롭게 제안한 주제였습니다(사실 이걸로 하게 될 줄 몰랐어요). HCI 수업에서 NLP와 크롤링을 하게 되었는데요. 역시나 계획 초반에서 주제가 방대하다는 피드백을 듣고 좁히고 좁혀 도달한 곳이 아래 포스터와 보고서입니다. 과정에서 저는 초반부와 트위터 크롤링, 프로젝트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전처리부터 감성분석 부분은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계시는 두 분이 안 계셨다면 과연 '내가 손댈 수 있는 주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 현재 글쓰기의 문제를 찾게 되었습니다. 바로 '퇴고를 덜 함&꼼꼼함 부족' 이었는데요.
수업 후반부에 연구계획서 인트로와 참고문헌을 제가 썼는데, 원래 세밀하게 검토되는 부분이긴 하나 그 엄청난 양의 피드백... 부끄럽지만 당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만 이 또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네, 뭐. 좋습니다.
최재천 교수님이 100번 퇴고하면 누구든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죠. 저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실수를 놓쳐 후회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가능하려면 우선 데드라인 최소 7~3일 전에 초안을 완성해야 합니다. - 발표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정말 수업 시연에서도 그 어떤 발표에서도 이렇게 달달 떨면서 단상에 서 본 적은 없는데요... 기말 발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무튼, 더 정확한 전달을 위해 아나운싱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1월에 언어교육원에서 하는 강의를 신청해 놓았어요. 이것도 기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것도 했어요!>
<ADsP>(을)를 땄습니다! ADP는 언제?
허허, 산업공학과 선배의 "ADsP? 그거 3일이면 다 해!" 를 믿고 시험 30시간 전 공부를 시작한 자의 턱걸이 합격점입니다. 명확한 목적은 없었지만 이때는 아무튼 뭔가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거든요. 차라리 작은 캐글 프로젝트 하나 해보는 게 실용적이었겠다-고 생각하는 지금이지만 '분석방법 훑어보기!' 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2022 예비교사를 위한 AI/디지털 역량 강화 워크숍> 참가 (ReflectionTweet)
시도는 좋았으나 실현 가능성이 참 처참한 프로젝트였습니다(아니 아까 칭찬만 해 보겠다며. 무슨 일이야.) 그래도 이 때의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 체육+AI 융합교육 수업안도 쓰고 있으니, 좋은 밑거름이 됐다고 봐도 될 듯 합니다.
<2022 연말정산> 질문 키워드로 모아보기
#사람들
- 도와주신 분들: 자율연구 지도교수를 흔쾌히 맡아주신 hci과목 교수님, 연구조교 맡아주신 김 선생님, 바쁘신 와중에 열심히 피드백 주신 교재법 교수님, 진로 상담 해주신 정보구조 박사님, UX에 대한 열정을 옮겨주신 XR 교수님, 매 학기 불안함을 진정시켜 주신 학과 지도교수님, 그리고 새로운 분야에서 시작할 수 있는 동기와 기회를 주신 우리 연구실 교수님..., 사실 진짜 팬입니다... 감사합니다....
- 올해 CMC 팀플 할 때 제일 많이 웃었다: 주제도 카카오톡 안읽씹 이해라서 공감 요소가 많았고, 팀원들끼리 성격도 꽤 잘 맞았던 덕분이네요. 1월에 다시 만나기로 했답니다.교수님도 좋으셔서, 이렇게 마음이 안정되는 수업은 처음이었다고나 할까요.. (자랑: 기말 만점 받음)
- 올해 대전에 처음 가봤다: N1에 처음 들어간 날, 세상에 창원 월드컵 라운드 들어갈 때만큼 떨렸답니다. 하지만 연구실 분들 너무 좋으셨고, 열정 있고, 아무튼 올 여름은 kixlab이 완성했어요. 올해 제가 받은 최고의 영감도 여기에서 왔답니다. 그리고 이곳에 도움이 될 만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괜찮은 연구자가 되자는 결심.
- 올해 위로 받고 싶은 날에는 아빠를 찾았다: 아부지 항상 감사합니다. 이렇게까지 아껴주시는 부모님이 계신 건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랑해요.
-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Marco(?)
하하, 정말, 졸업 축하해. 내가 어떤 존재였는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오빤 올해 나에게 언제나 도피처였어. - 올해 나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준 사람은: hoovangard 선배
아무도 예상치못한 본가 방문팟으로 친해지게 된 선배. 질문에 질문을 거듭해 저도 몰랐던 저의 에센스(똑똑한 사람들, 신뢰 있는 관계, 영항력)를 꺼내주셨던 게 참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분명 이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 내년은 제가 정말 인생에 바라는 것, 제가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보고 다시 얘기해보기로 했습니다. 이토록 빛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행복했던 한 해였습니다.
아, 덕분에 유진규 선생님이 해주시는 마임 수업도 다녀왔습니다. 몸을 4조각으로 나눠 움직여보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 관계를 정리할 결심: 반 년 좀 덜 되게 연인이었던 샤파얏과의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헤어진 시점까지가 1부였고, 2부는 동료로 멀리서, 오랫동안 서로를 응원하면서 지내자는 정리.
#근성장
-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근손실: 나... 그래도 광배 있다?
- 작지만 소중한 나의 루틴: 매일 아침 7시 일커피 아메리카노 2500원 테이크아웃 후 웨이트 3분할 돌리기
- 목표가 생겼답니다. 3대 200.
#반성
- 올해의 컨텐츠: 실리콘 밸리(이거 정주행하느라 겨울계절 통계학 중간고사 못 치고 드랍함
- 올해 컴퓨팅 핵심은 욕심이었다: 왜냐? 놀랍게도 컴퓨팅 기초를 수강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 올해 나를 크게 울린 업무과다: 정말, 우울증 초반처럼 세상 떠나갈 듯 굴었죠.
그래도 덕분에, 피로감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차근차근 강해지는 게 보이는, 다시 말해 매일매일 작은 성공을 거두게 해 주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더 몰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께 말자(고양이, 8개월)의 가호가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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